[미드] 디스이즈어스 명장면 - 시즌1 EP3 '윌리엄의 사랑'

 

밖에선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집에만 가져가면

꽃들이

화분이

다 죽었다

 

진은영, 가족

 

 

어린 시절, 화목한 가족의 그림을 그리라던지 가족들과 방학 때 즐겁게 놀았던 추억을 말해보라하면 늘 기분이 나빴다. 노동자인 아버지와 엄마는 늘 바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집은 슈퍼를 했다. 크리스마스날 동네 어른들은 우리 집에서 산타의 선물들을 사갔지만, 나는 산타의 존재를 궁금해해 본 적도 없다. 단지 그들이 사가는 인형들은 갖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싶었던 인형들은 팔 물건이었지 내 것은 아니었다.

가족은 나에게 '다른 애들은 허용되고 나는 안되는 결핍을 주는' 대상이었다.

그러다 진은영의 <가족>이란 시를 만나고 나서, 나만 그런게 아니다. 위로를 받았다.

미디어가 그리는 전형화된 가족의 이미지는 그 의도와 다르게 때때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디스이즈어스>는 미국의 가족 드라마다.

나는 미국의 패밀리즘이 부담스럽다. 늘 행복해야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멋진 엄마 아빠의 이미지는 단지 보여주기 식의 이미지 처럼 느껴진달까.

우리 이만큼 행복해요, 라는.

이 드라마가 좋았던 점은, 가족보다 그 가족을 이루는 개별적 개인에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잭과 레베카는 부모이다. 그러나, '부모'로서의 그들이 아닌, 흔들리기 쉬운 인간으로서의 그들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부모가 자식에게도 상처를 주고, 자식도 부모를 상처 입힌다.

그러나, 노력한다. 그래서 따뜻하다.

난 그러한 <디스이즈어스>의 따뜻함이 좋다.

어떤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도 가족에 대한 동경의 이미지가 생기지 않았지만,

<디스이즈어스>를 보면서 저런 따뜻함을 만들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디스이즈어스>의 최애캐는 '완벽하지만 완벽하려고 노력했던 아빠'인 잭 이지만, 더불어 '쓰레기 아빠'였던 윌리엄도 좋아한다.

예술과 친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진정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배려심을 갖고 있는 윌리엄. 떄때로 윌리엄이 주는 삶에 대한 통찰은 가슴을 울린다.

 

본격적인 1일 1씬 (1일 1씬을 시도하지만, 나의 게으름으로는 1주 1씬이 되지 않을까한다..)

 

<디스이즈어스>의 명장면은 너무 많아서 꼽기 힘들다.

이 포스트에서 인상적인 씬으로 뽑은 장면은 연출이 좋았던 장면 중 하나이다.

오늘의 1일 1씬 : 미드 <This is us> 시즌 1의 Ep3의 오프닝씬)

 

 

윌리엄의 과거를 소개하는 몽타주.

'버스'라는 장소를 통해 시를 사랑하던 청년 윌리엄이 랜달의 엄마를 만나고, 사랑하고, 랜달만이 남겨진 과거를 보여주는 한 씬.

버스에 타는 윌리엄, 반듯한 글씨로 적은 시, 그녀를 발견하고 시간이 느려진 듯한 슬로우, 버스에 올라타는 같은 행동과 그녀가 있는 다른 상황 반복, 약에 취한 그녀,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시, 그리고 불안한 눈동자의 울고 있는 윌리엄과 남겨진 아이.

 

1분 30초 여의 시간으로 짧은 시간 동안, 따뜻하며 쓸쓸함을 주는 음악과 함께 군더더기 없이 설명을 한다.

 

Opening scene Montage of William riding the Swissvale bus, writing poetry in a notebook & meeting Randall/Kyle's mother
OST : Blues Run the Game - Jackson C. Frank

 

 

간혹 설명을 위한 씬들이 본 목적을 잃고 극을 잡아먹는 경우가 있다.

잘 만든 한 몽타주가 10씬의 설명을 대체할 수도 있다.

 

 

 

+ 미드 <디스이즈어스 this is us>를 안보신 분들은 시즌 1의 1회만 일단 보길 바란다. 이 착한 드라마의 매력에 빠져들어 그 이후는 알아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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